안녕하세요! 즐거운 스모예요.
다들 코로나 바이러스 때문에 집에서 게임하시거나 넷플릭스로 영화, 드라마만 보시느라
몸이 근질근질하시죠?
스모는 농사일로 인해 몸이 근질근질하지는 않지만 마음과 소울만큼은 미쳐서
대기권을 뚫어버리기 직전이에요.
방음이 잘 되는 차에 가서 열창을 하는 것도 넘쳐나는 소울을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이에요.
그럼 다른 배출구를 찾아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상상력...!
(오글오글 거리네요. 중2병 대사 같아...)
특히 사실, 추억을 기반한 상상력이라면 더욱 생동감 있겠죠?
그래서! 비록 1년 반이나 지났지만, 18년도 10월에 했던
신나게 춤추는 인형탈 알바 후기를 포스팅해봐요!
인형탈 하면 보통 가게 앞에서 손님을 유도하거나 놀이동산 같은 곳에서
어린이들과 노는 모습이 상상되시죠?
하지만 스포츠 경기, 특히 개막식 같이 축제 분위기의 장소라면 어디든 인형탈이 동반한답니다!!
그럼 2018년 10월 13일 토요일, 인천 계양체육관으로 상상여행을 떠나볼까요~???
오늘은 토요일!! 비록 2일 뒤 전공의 1차 시험이 있지만 다시는 못할 수도 있는 경험이기에
얼른 신청했고 다행히 오전 9시까지 인천 계양체육관으로 오라는 통보를 받았어요!!
자취방에서 대략 1시간 30분이라 넉넉히 2시간 잡고 출발!!
9시~11시에는 행사스텝분들을 도와 무대 설치를 도왔고
(사실 허드렛일만 조금 해서 일한 것 같지도 않아요)
김밥 한 줄 먹으며 인형탈을 쓰고 춤출 생각에 설레어하고 있었어요.
거기다 작년 개막전 때는 도드람 대표 홍보대사 가수 홍진영 씨가 방문했다는 소식이 있어,
올해에도 설마...? 하는 기대감을 가졌어요. (하지만 오지 않으셨어요ㅠ)
탈을 써보니 생각보다 엄청 안 보이고, 움직임에 제약이 커 제 소울 풀한 댄스가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굉장히 걱정되었어요. 거
기다 새벽형 인간인 스모가 과연 대낮부터 춤을 출 수 있을지 걱정이 됐어요.
11시부터 13시까지는 체육관 공터에서 행사와 같이 댄스타임을 갖고
13시부터 14시에는 경기장 안으로 들어가
경기 시작 전까지 응원과 함께 본격적인 쑈 타임!! (경기는 14시 시작이에요)
10월임에도 낮이 되어 해가 뜨니 상당히 덥더라고요. 아침에는 쌀쌀해서 바람막이를 입고 갔는데 ㅠㅠ
인형탈 머리만 썼는데도 상당히 후끈후끈하네요.
시야는 좁아지고 숨은 턱 막혀요. 그런데 그럴수록 자신감이 뿜 뿜!! 갑자기 근자감이 넘쳐흘러요.
상하의와 신발까지 착용하니 도드람 돼지로 탈바꿈!! 매일 먹고 누우면 이렇게 된답니다 ㅠㅠ
11시까지는 사람도 없고 탈을 쓸 사람들은 힘들거니 쉬라고 해서 이런저런 포즈를 지으면서 놀았어요!
가만히 있어도 더워서 1분에 한 번씩 장갑과 모자(머리?)를 벗었는데 이따가는... 어떻게든 되겠죠?
10월임에도 굉장히 더운 낮시간대, 11시부터 엄청난 수의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관리자분은 저 포함 2명의 탈을 30분씩 2교대로 무조건 쉬라고 했어요.
하지만 너무나 기대가 된 나머지 2명 모두 11시에 출격!!
(이때부터는 사진이 없네요ㅠㅠ 글로 맛깔나게 표현해볼게요.
13시 경기장 안으로 진입 시부터는 사진이 있어욥!)
사람들이 정~말 많아요. 주말이라 그런지 특히 어린 친구들과 부모님이 많이 오셨어요.
처음에는 수줍게 처음 보는 사람에게 손을 흔들고 그다음에는 하이파이브를 해보고
그 다음에는 손으로 카메라 모양을 그려 사진을 찍었어요.
평생 하이파이브한 것보다 이 날 하이파이브 한 수가 더 많은 것 같아요. 인사나 하이파이브를 할 때,
소심하여 수줍게 다가오는 어린이들도 있고 우와 돼지다~~
(뜨끔) 하면서 해맑게 뛰어오는 아기도 있었어요.
어떤 아기는 거의 30분을 제 옆에서 돼지야 돼지야 이러면서 같이 있었어요 ㅎㅎㅎ
물론 3시간 동안 말은 절~대 안 했어요. 왜냐고요? 돼지는 사람 말을 못 하거든요.
그리고 저는 돼지 울음소리를 못 내니, 소리는 전혀 내지 않았답니다.
5~6명의 어린이 무리들이 오는데 어떤 타락한 아기가 말했어요.
"야 이거 돼지 아니고 사람이야. 안에 사람 있어."
주변 친구들은 동요하고 믿지 않는 눈치더라고요. 아, 이제 곧 쉬는 시간이라 살짝 빠져나와
탈을 벗고 쉬러 가야 하는데 이 무리들이 제 옆에서 열띤 토론을 하더라고요.
어린이들의 환상을 깰 수 있어 쉬는 장소까지 가서 탈을 벗어야 하기 때문에
일단 저는 천천히 사람들과 인사를 하면서 쉼터로 향했어요. 근데 어린이들이 계속 따라와요!!
"사람이잖아요. 말해봐요."
"돼지 맞지? 사람 아니지?"
독자님들이라면 이 상황에 어떻게 하셨을 것 같나요?
저는 멘붕에 빠졌지만 하늘이 도우셨는지, 아이의 부모님들이 와서 아기들을 데려갔어요.
"엄마 저거 안에 사람 있는 거 맞지?"
마지막 말을 남기고 제 시야에서 사라졌어요. 저는 쉼터로 가 땀을 식히며 꿀 같은 휴식을 취했어요.
슬슬 교대시간이 되었을 때, 다시 탈을 쓰려는데 아까 그 아기가 웃으면서 달려왔어요.
"내 말이 맞았다~~~~ 사람이네 사람이야."
그리고 뒤따라 오는 다른 무리 어린이들, 저는 황급히 탈을 쓰고 일어났어요.
"돼지야 너 사람이었어?"
저는 태연하게 손으로 절레절레 의사를 표시했어요. 아이들은 다시 혼동하기 시작하더라고요ㅎㅎㅎ
그 타락한 친구는 친구들이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아 굉장히 억울해했지만
스모는 어린이들의 순수함을 조금이라도 더 지킬 수 있었다는 사실에 뿌듯했답니다.
드디어 13시! 경기 시작 1시간 전에 더워진 날씨 때문에 관객들이 경기장에 들어간 시간이에요.
저도 투입을 했어요.
계단이 많아 좀 위험했지만 같이 간 친구가 길을 안내해줬어요. 사진도 찍어줬답니다!!
안에 들어가서는 어떻게 하라는 지시가 따로 없어 초짜인 저는 무의식적으로 무대 가운데로 갔어요.
(관종의 피가 흐른 건가요)
같이 간 친구에게는 여기 있으시면 안 된다는 관리자가 꽤 있었는데, 탈을 써서 그런지
저와는 하이파이브 한번 하고 가시더라고요. 사실 인형탈의 위치는 이곳이 아니었습니다ㅎㅎㅎ
선수 소개를 할 때 선수들이 바로 앞으로 지나가는데
하이파이브를 시도했지만 많이 긴장하셨는지 그냥 가셨어요ㅠㅠ
어린이 친구들과 수없이 많은 사진을 찍었지만 제가 갖고 있는 사진은 이것뿐이네요! ㅎㅎ
시간을 보니 13시 인 것으로 보아 경기 시작 14시까지 얼마 남지 않았네요.
이제 진짜 인형탈이 가야 할 곳으로 자리를 옮겨볼까요?
이곳에 서서 관중들의 응원을 북돋아주면 돼요!!
이때 저는 배구를 잘 안 봐서 팀이 헷갈려서 다른 팀을 응원할 때 호응 유도를
해서 잠시 뻘쭘했답니다. 근데 좀 생각해보니 도드람은 어느 특정팀 후원이 아닌
V리그 자체 후원이니 그냥 저 하고 싶은데로 응원하고 춤을 췄어요.
땀은 정말 뻘뻘 났지만 재미있어서 14시도 넘기고 나왔답니다.
장비를 간단하게 정리하고 뒷정리를 한 후 도드람 육포와 그 날 푸드트럭에서 남은 도드람
한우 스테이크들을 정말 배 터지게 맥주 한 캔과 같이 먹고 각자 해산했어요!
솔직후기
한여름에는 정말 힘들 것 같아요.
나름 날씨가 좀 쌀쌀해진 가을, 10월에 한 것임에도 땀이 정말 많이 났어요.
그럼에도, 너무 재밌는 하루였어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귀여운 어린이들과 놀며 인기스타가 된 느낌이었어요.
주목받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노는 것을 좋아하지만
자신감이 조금 부족한 사람들이 하면 정말 재밌게 할 수 있을 거예요.
옷이 굉장히 불편한 데다 시야도 굉장히 좁아져 본인의 춤 실력을 마음껏 발휘하기는 힘들지만
간단한 율동만 해도 귀여운 탈의 얼굴이 알아서 분위기를 띄워줘요.
그리고 페이도 굉장히 세게 주시더라고요. 2시간 정도 이야기하면서 놀다가
3시간 2교대로 탈을 쓰고 행사를 진행했는데 생각보다 엄청 센 일당을 받았어요.
신나게 노는 것을 좋아하는 기초체력의 소유자라면, 지금 당장 인형탈 여행을 떠나요!!
스모는 더 재밌고 신나고 이색적인 여행 포스팅으로 찾아뵐게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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